여느 때와 다름없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던 40대 부부의 집에 불청객이 들이닥친 건, 자정을 넘긴 늦은 밤이었습니다.
아랫집 남자는 문이 열리자마자 흉기를 휘둘렀고 결국, 부부는 사건 현장에서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지난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 신고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누구든 피해자도 또 가해자도 될 수 있는 층간소음 문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Q1. 너무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가족 중 2명이 죽고 2명이 중상을 당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입니까?
네. 사건은 지난달 27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인 0시 30분쯤 발생했습니다. 전남 여수에서 30대 남성 정모 씨가 아파트 위층 이웃을 찾아가 흉기를 휘두른건데요.
무차별적인 흉기난동에 40대 부부가 사망하고 60대인 할아버지 할머니도 중상을 입었습니다. 10대 자녀들은 방 안에 숨어있었기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피의자 정 씨는 5년 전부터 피해가족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3개월 전 흉기를 미리 준비했고, 현관문이 열리자마자 흉기를 휘둘렀다는 점에서 경찰은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입니다.
Q2. 그런데 다른 이웃들은 층간소음이 그리 심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면서요?
네, 잔혹한 범죄까지 저지를 정도면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작 다른 이웃들과 피해자의 지인은 '정 씨가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웃 주민]
"(위층) 할머니 할아버지가 엄청 신경쓰고, (소음을) 관리해요. 애들을. (아래층 남자가) 하도 그러니까."
[피해자 지인]
"(피의자는) 조금만 걸어가도 전화하고, 엄청 예민해하고. (피해자들은) 남들한테 해코지 한 번도 없고요. 그 둘이 욕을 한 적도 없고요."
Q3. 이웃들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왜 살인까지 저질렀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피의자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까?
정 씨는 범행 전 술을 마신 상태가 아니었고 특별한 정신병 병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3차례 진행한 심리검사에서 정 씨가 내성적이고 은둔형이라는 판단이 나왔고, 2013년부터 홀로 은둔형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져. 층간소음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가 계속 누적돼왔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범행의 주된 원인이 층간소음인지 아니면 정 씨의 정신적인 문제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층간소음을 빌미로 범행이 이뤄진 것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Q4. 층간소음으로 인한 강력 사건들이 매해 발생하고 있죠? 이제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 같습니다.
층간소음 살인사건이 처음 이슈화된 건 지난 2013년 서울 중랑구에서 50대 남성이 30대 형제 2명을 살해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로도 매년 2~3건의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 폭행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층간소음이 1년 넘게 지속된 경우 갈등이 폭행이나 위협으로 번지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직접적으로 부딪치기보다는 제3자를 통해 중재를 받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차상곤 /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갈등이 1년이 넘어가면 당사자들끼리 부딪쳤을때는 정말 폭행이나 살인 불미스러운 일로 넘어가게 되는데.직접 부딪치지 말고 상담을 받아서 접근방법을 강구하는 게 좋다."
층간소음 문제를 참고 미루기보다는
심각한 사건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보다 적극적인 해결에 나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건을 보다, 이서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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