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앵커]
층간 소음 문제는 어느 새 사람을 해치는 일이 일어날 정도로 우리 사회의 큰 문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은 비단 우리나라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음 분쟁 현장으로 갑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한 남성이 계단을 올라 윗집 여성과 말다툼을 벌입니다.

여성의 집에서 남편이 나오더니 흉기로 아래층 남성을 위협합니다.

여성이 남편을 말리는 사이, 아래층 남성은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내 들고 방아쇠를 당깁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벌어진 층간소음 살인 사건입니다.

[유족]
"아래층에 사는 남성이 제 아빠와 오빠를 죽였어요."

대륙 건너 대만.

부리나케 도망가는 여성 뒤로 누군가 둔기를 들고 쫓아갑니다.

아래층 주민이 층간소음 때문에 찾아와 무차별 폭력을 휘두르자 위층 주민이 달아나는 모습입니다.

아래층 남성은 지난 7월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5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층간 소음 때문에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새벽 시간 세탁기 소음에 시달리던 주민이 관리인과 함께 윗집을 찾아가자 목욕 가운 차림의 부부가 나옵니다.

소음의 원인은, 이 부부가 새로 설치한 거품이 나오는 욕조였습니다. 

[위층 주민]
"모터를 보면 알겠지만 조용해요. (그래도 (아래층 입장도) 이해해주면 좋겠어요. 믿겠습니다.)"

해외에서도 위층을 향해 보복 소음을 내기도 하고 전용 소음 기계까지 팔립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층간소음 갈등이 문젭니다.

갈등 해결을 위한 나라별 방침도 다양합니다.

우리나라는 소리의 크기가 기준치를 넘었을 경우부터 조정 대상이 되지만, 일본에선 소리는 작아도, 록음악과 같은 비생활 소음은 손해배상 책임이 생깁니다.

독일은 법으로 소음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나눠놨고, 호주에선 경찰의 소음 감소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30만 원 가까운 벌금이 바로 매겨지기도 합니다.

다만, 법적 조치보단 중재가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임명호 /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
"법적 제재를 상대방이 받는다더라도 트라우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니까 심리적인 중재방법을 통해 서로 소통을 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층간소음 갈등 중재를 담당하는 '이웃사이센터' 인력이 전국에 31명에 불과하고, 지자체의 실제 중재 사례도 거의 없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세계를 보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방성재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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