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기자]“김혜경 모시는 마음으로”…공무원 사적 이용 논란

  • 3년 전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경기도청 공무원이 김혜경 씨 개인 허드렛일을 맡았다는 의혹, 사회부 박건영 기자와 알아봅니다.

[Q1] 김혜경 씨 개인 허드렛일을 했다는 사람이 정식 경기도 공무원인거죠?

네. 상급자인 배모 씨와 배 씨의 지시를 수행한 A 씨.

모두 경기도청 공무원 신분이었습니다.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의전 업무를 위해 채용된 별정직 공무원들이고요.

이 후보가 지사직에서 사퇴하면서, 이들도 모두 퇴직한 상태입니다.

배 씨는 총무과 소속 5급 사무관, A 씨는 비서실 소속 7급 주무관이었습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 배우자인 김혜경 씨의 공적, 사적 비서 업무도 맡은 걸로 보입니다.

배 씨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이었던 시절부터 함께 일한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A 씨는 성남시 산하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3월 경기도청 비서실에 발탁됐다고 합니다.

[Q2] 배우자 김혜경 씨 관련한 개인 일이라는 게 어느 수준인 거에요?

김혜경 씨가 먹을 약을 다른 비서관 이름으로 대신 받아 주기도 하고요.

아들의 퇴원 수속을 대신 해주기도 합니다.

[배 씨 / 경기도청 5급 공무원]
"6층 병동에 가야될 거야. 원무과에서 모를 수도 있어.

[A 씨 / 경기도청 7급 공무원]
"예 알겠습니다. 수납하고 올라가겠습니다. 602호요?"

[배 씨 / 5급 공무원]
"어, 602호라고 하면 돼요. 그리고 퇴원 수속하고 왔다고 하면 약이랑 준다고 했어요.

[A 씨 / 7급 공무원]
"알겠습니다."

아들 약도 대신 받아주고, 언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설명까지 들어 전달해 줍니다.

[배 씨 / 5급 공무원]
"야 근데 약 주는 사람이 누구냐고 안 물어보디?"

[A 씨 / 7급 공무원]
"그런 거 안 물어보던데요. (그냥 줘?) 네. '아침에 일찍 나가셨네요' 그 얘기만 하던데요. 내용 설명 다 써놨거든요. 어떻게 하시라고."

[배 씨 / 5급 공무원]
"뭐라고?"

[A 씨 / 7급 공무원]
"그거 잘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옆에 써놨다고."

이밖에도 자택의 우편물 수령이나 김혜경 씨가 좋아한다는 식당에서 음식 포장도 해서 집까지 배달해줍니다.

이때 좋아하는 반찬을 많이 챙겼는지 확인해 보고하는 대화가 오가기도 합니다.

[Q3] 저희 오늘 보도 보면, 코로나 문진표도 대신 작성했다는 건데요. 문진표를 쓰면 이름을 써야 하잖아요. 보호자가 아닌 이상 대신 써줄 수가 없잖아요.

맞습니다. 병원을 들어갈 때 문진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받으면 QR코드 없이 바로 입장이 가능한데요.

김혜경 씨가 도착하기 전, A 씨가 미리 정문에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출입증을 하나 받은 겁니다.

한 사람이 두 개를 받을 수 없으니 A 씨는 별관에 가서 문진표를 또 하나 작성했습니다.

2개의 출입증을 받았는데 하나는 김혜경 씨, 나머지는 김 씨를 수행하는 상급자 배 씨를 위한 거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문진표를 작성하는데, 상급 종합병원의 출입 관리가 이렇게 허술한 것도 의문이고요.

일각에서는 이런 행위가 병원의 감염 예방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Q4] 그런데 공무원들이 도지사 배우자의 개인 일을 봐주는 게 관행인가요? 시청자 질문에도 그런 내용이 있는데요. "도지사 아내도 의전 대상이냐"는 겁니다.

경기도청에 직접 물어봤습니다.

도지사 배우자나 가족까지 의전하는 규정은 없다고 합니다.

관행상으로도 부부동반 행사 등 공적 업무일 때 한해서 의전한다는 건데요.

그런데도 상급자인 배 씨는 A 씨에게 '마음가짐'을 강조하며 훈계하듯 말하기도 합니다.

[배 씨 / 5급 공무원]
"차가 여기 있고 윗사람이 여기 타는데 앞으로 이렇게 쌩 가는 게 맞아? 기본적으로 마음을 잘 생각을 해봐요."

[배 씨 / 5급 공무원]
"내가 지금 이재명이랑 김혜경을 모시는 마음이 돼 있는지. (네.) 그거부터 좀 장착을 해요. 어려워해야 돼."

[Q5] 김혜경 씨 어제 방송국에 출연해서, 배우자도 무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던데, 김 씨는 자신이 이런 특혜를 받고 있는지 몰랐을까요?

어제 김혜경 씨가 한 방송에서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대통령 후보와 부인, 가족을 포함해 후보 주변 사람들이 무한 검증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겁니다.

김 씨가 이같은 사적 심부름을 직접 지시를 했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묵인했는지 검증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의혹이 잇따르는데도 아직까지 해명을 내놓지 않고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 사이 배 씨는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땐 "허위 사실 유포"라고 주장을 했죠.

그리곤 A 씨에게 "저하고 쌓인 문제"라며 "제가 직접 만나서 사죄하고 싶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 문자메시지를 두곤 김혜경 씨 등과의 관련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 긋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대외적으론 허위사실이라고 해놓고, 만나서 사과하겠다는 태도를 대해선 A 씨 입장에서는 일종의 경고이자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Q6] A 씨는 지금 심각한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면서요?

네. A 씨는 배 씨 외에 경기도 관계자들의 연락을 받으면서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고 합니다.

거처도 매일 옮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혜경 씨가 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을 지목하며 철저한 검증을 받고 사과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 부부와 배 씨를 국고 손실죄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는데요.

수사를 통해 밝혀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박건영기자였습니다.


박건영 기자 chan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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