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수돗물 필터, 자세히 들여다보니 뭔가가 꼬물거리죠.

경남 창원의 가정집에서 발견된 유충입니다.

[박선애 / 경남 창원시 진해구]
"깔따구 나온다 그러니까. 건강 생각하면 불안하긴 한데. 생수를 자꾸 시켜 먹으면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시민들의 불안에도 창원시는 수돗물을 끓여 마시면 괜찮다고 안내했는데요. 정말 마셔도 괜찮은지 따져봅니다.

창원시 수돗물에선 11일 연속 유충이 발견됐는데요.

그 수만 600여 마리에 이릅니다.

일부 검사해봤더니 깔따구였습니다.

깔따구는 보통 오염된 물에 사는데요.

환경부와 창원시는 깔따구가 400여 종에 이르고, 이 중엔 1급수에 사는 종도 있다고 반박합니다.

하지만 취수장 수질과는 동떨어진 반박입니다.

유충이 나온 취수장 인근 수질은 평소에는 2~3급수, 여름엔 4급수까지 떨어졌습니다.

[양영철 /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깔따구는) 많은 개체 수가 일정한 지역에서 대발생을 하기 때문에… (유충이) 너무 많이 만약에 유입이 되면 음용했을 때도 일부 문제는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문가가 말한 '문제', 깔따구가 일으킬지 모르는 곤충 알레르기를 말하는데요.

사람에 따라 기도가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겁니다.

2년 전 인천시 수돗물에서도 깔따구 유충이 나왔었죠.

당시 인천시는 음용을 자제하라며 생수를 나눠줬습니다.

비슷한 일이 있었던 미국, 영국도 수돗물 마시는 것을 자제하라고 했습니다.

반면 수돗물을 끓여 마셔도 된다고 안내한 창원시의 상황, 인천 때보다 더 심각한데요.

정수 처리 공정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유충에 뚫린 공정이, 인천시는 한 단계, 창원시는 네 단계였습니다.

창원시는 오늘에서야 유치원과 취약계층에겐 생수를 공급한다고 밝혔는데요.

시민들에게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유충이 왜 생겼고, 어디서 들어왔는지부터 정확히 밝히는 게 우선 아닐까요.

팩트맨이었습니다.

연출·편집 : 황진선·박혜연 PD
구성 : 임지혜 작가
영상취재 : 김덕룡
그래픽 : 한정민·전성철 디자이너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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