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개월 전
애물단지 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광역울타리…철거는 언제?

[앵커]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겠다며 광역울타리를 설치했는데 감염병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정부도 더는 효과가 없어 울타리를 철거하기로 했는데 2년이 넘도록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아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길을 따라 은색 철조망이 끝없이 이어져 있습니다.

멧돼지의 이동을 막기 위해 설치한 광역울타리인데 출입로 대부분이 열려 있습니다.

메마른 덩굴이 철조망을 둘러싸고 있고, 일부 구간은 주변 상인들의 광고판으로 변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는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광역울타리에는 반드시 문을 닫고 훼손됐을 경우 신고를 해달라는 안내판이 내걸려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옆에는 이렇게 뻥 뚫려있고 망가진 철조망이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부터 3년 동안 경기도와 강원도를 가로지르는 광역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길이는 휴전선의 7배인 1,831km로 1,100억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하지만 확산을 막지 못했습니다.

"울타리 안에 완전히 멧돼지는 못 넘어올 거라는 가정하에 너무 어떻게 보면 소란스럽게 포획 작업을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되니까 멧돼지도 튀어 나갔고요."

환경부도 2022년부터 철거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지만 2년째 감감무소식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철거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다 보니 여건에 따라 일부는 보존하고 일부는 걷어내겠다고 하면서도, 관련 용역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사이 울타리에 막힌 야생동물은 오도가도 못하고 있고, 주민들도 논밭을 빙 돌아가야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불편한 게 많죠. 이게 조직적으로 출입문을 관리하면 모르겠는데요. 개인들은 잘 관리를 안 하고…."

수많은 논란 속에도 설치가 강행됐던 광역울타리, 필요가 없어진 지금은 말 그대로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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