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굿에 1억 냈다”…통상 범주 넘으면 사기

  • 지난달


[앵커]
'병을 낫게 해주겠다,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

이런 간절한 마음에 무속인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효험이 있으면 괜찮겠지만 큰돈을 내고 굿을 해도 효험이 없을 때가 문제입니다.

불안감을 파고드는 고액 굿의 실태, 사건현장 360, 배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점집들이 몰려 있는 거리입니다.

의지할 곳, 하소연할 데를 찾아 점집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파고 드는 무속 영업의 실태를 추적해봤습니다.

양손에 부채와 방울을 들고 굿을 하는 무당.

이른바 '신내림굿'입니다.

건강이 나빠져 무속인을 찾은 A씨가 5천만 원을 내고 받은 굿입니다.

[A씨]
"굿하고 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했고… 정말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정말 돈이 목적이었던 것 같고."

B씨는 헤어진 연인과 재회할 수 있다는 온라인 광고를 보고 점집을 찾았습니다.

[B씨]
"재회 확률이 80%다. 치성을 하면 80% 재회가 된다. 연락이 온다 이런 식으로… 그래서 계속 하게 된 것 같아요. 저도 1억이 된 줄도 몰랐었는데 1억 가까이 됐던 거죠."

그런데 점집에선 B씨를 위해 굿을 했다는 사진만 보내줬습니다.

효과가 없자, 실제 굿하는 장면을 보여달라고 했지만 여러 이유를 대며 거부 당했다고 합니다.

[B씨]
"제가 간다라고 하면 귀신 씌인다. 새벽에 왔다 갔다 하는 거라서 너 힘들 거다. 길이 험하다 계속 못 오게 해요."

환불 요구도 거부당하자 결국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취재진이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한 유명 점집을 찾아봤습니다.

헤어진 연인과 재회하고 싶다고 했더니 실제 8백만 원짜리 굿부터 권유합니다.

[무속인]
"굿은 8백, 풀이는 3백에서 4백. 굿이라는 거는 여기 집 조상님이나 그 집 조상 해가지고 합의를 붙이는 거예요."

성공사례를 언급하면서 안심시키기도 합니다. 

[무속인]
"효과는 굿이 제일 빠른 건 맞아요. 굿 하다가 여자친구한테 전화 와서 간 사람도 있었어요."

일부 점집에서는 굿을 하는 중 또다른 굿을 강요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금팔찌까지 빼앗아갔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C씨]
"혼자서 막걸리를 7병을 마시고 '이 금팔찌를 다오' 그랬어요. 벗어줬더니 자기 가슴 여기 속에 한복 저고리 속에다가 막 넣더라고요."

무속 영업은 일종의 신앙 행위로 여겨져서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다만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처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고액의 굿값을 받거나, 결과를 약속하고 대가를 받고도 굿을 하지 않았을 때 처벌된 사례는 있습니다.

[김휘재 / 변호사]
"피해자에게 곧 불행한 일이 일어날 것처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거나 통상의 범주를 벗어나서 재산상 이익 등을 취할 목적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경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무속인 관련 협회는 "좋지 않게 평가되고 있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불식시키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사건현장 360, 배준석입니다.

PD: 엄태원 최수연


배준석 기자 jund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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