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 전
휴가철에 렌터카 이용하는 분들 많으시죠.

그동안 많은 업체가 차를 빌렸다 사고를 내면 피해가 크든 작든 운전자로부터 같은 금액의 면책 비용을 받아왔는데요.

처음으로 2심 법원에서 이 약관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김이영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재작년 9월부터 두 달 동안 차를 빌린 A 씨.

반납을 앞두고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는데, 업체는 보험 접수를 위한 면책금이라며 백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A 씨 / 렌터카 운전자 (소송 당사자) : 50만 원씩 100만 원을 내라. 상대방 대인 접수했으니까 대인까지 100만 원 납부 안 하면 고소·고발 조치 들어가겠다.]

뒤늦게 계약서를 살펴보니 이렇게 '면책금'이란 명목으로 사고 보험 처리 시 일정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사고로 인해 할증되는 렌터카 업체의 보험료를 사고 운전자가 부담하게 하는 건데,

문제는 사고가 크든 작든, 차량의 파손 정도나 수리비에 상관없이 같은 금액을 내도록 한다는 겁니다.

[A 씨 / 렌터카 운전자 (소송 당사자) : 당연히 이제 설명은 못 들었고 한 달 렌트비보다 더 비싼 금액이잖아요. 좀 많이 힘들고 그랬었죠.]

결국 소송을 냈는데, 1심에서는 졌지만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2심 재판부는 업체가 A 씨에게 해당 사항을 제대로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 차량의 파손 정도나 사고 경중을 구분하지 않고 같은 액수의 면책금을 내도록 하는 건 공정하지 않은 만큼, 약관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비슷한 소송은 그동안 여러 건 있었는데, 1심 단계에서는 소비자가 이기기도, 렌터카 업체가 이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상급심에서 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오규백 / 법률사무소 예지 대표변호사 : 경미한 사고를 낸 운전자와 중한 사고를 낸 운전자의 형평성에 반한다는 그런 취지로서 이는 약관 규제법에 반하여 부당하다는…. 항소심에서 처음 이런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서 의의가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접수된 렌터카 관련 피해구제 신청 가운데 면책금 과다 청구 피해가 10%를 차지합니다.

일부 렌터카 업체들이 면책금을 일종의 수익원으로 본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공정거래위원회는 사고 경중에 따라 면책금을 물리라고 권고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합니다.

[B 씨 /... (중략)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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