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앵커]
재판을 받는 피고인들은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하곤 합니다.

진심이 담긴 경우도 있겠지만, 형량을 깎아보려는 의도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돈을 받고 반성문을 대신 써주는 대필 업체가 성행중입니다.

사건현장 360, 강보인 기자입니다.

[기자]
죄를 지었지만, '진지하게 반성한다'는 이유로 선처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낼 반성문을 돈을 받고 대신 써주는 업체들도 있다고 합니다.

대필 반성문,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추적했습니다. 

온라인상에는 반성문을 저렴한 가격에 대필해 준다는 광고가 즐비합니다.

한 부당 5~6만 원 가량 받고 반성문과 탄원서를 써준다는 한 법무법인을 찾았습니다.

[A 법무법인 관계자]
"탄원서 한 부, 반성문 한 부, (반성문) 많게는 100부 넘게 하시는 분도 계세요."

어린 나이대의 글투도 대필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A 법무법인 관계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많이 써요. 질문 사항을 보고 저희가 쓰는 거라 티가 날 수가 없어요."

5만 원에 비대면으로 대필해주는 행정사도 있습니다.

[B 행정사사무소 관계자]
"(한 회당) 5만 원이에요. 두세 장 정도 작성해 드리거든요."

음주운전 단속에 걸렸다며 직접 반성문을 의뢰해 봤습니다.

"금주하고 있다"부터 가족 이야기까지 사전에 전달하지 않은 내용들이 추가됐습니다.

글씨가 예쁘지 않더라도 자필로 옮겨적어 제출하라는 안내도 함께 왔습니다.

실제 재판에서도 반성문을 많이 내면 효과가 있을까.

[강창효 / 판사 출신 변호사]
"반성문 제출만으로는 당연히 진지한 반성으로 보기는 어렵다…(그런데) 반성문을 만약에 전혀 안 낸다. 판사 입장에서는 다른 사건에는 반성문이 많이 들어올 거 아니에요. 판결문에 적시되지 않는 부정적인 요소로 고려될 수가 있어서…"

한 법무법인은 반성문을 대신 써주겠다고 홍보하다가 품위유지위반으로 징계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징계를 감수하면서 반성문 대필을 홍보하고 써주는 변호사가 늘고 있는 건 결국 돈 때문입니다.

[강창효 / 판사 출신 변호사]
"결국은 이제 수임 목적인 거예요. 반성문을 알아서 써준다 이렇게 되면 수임 단계에서 당연히 도움이 되는 거고…"

반성도 돈으로 사고파는 시대가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건현장360, 강보인입니다.

PD 엄태원


강보인 기자 riverview@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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