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는기자 정치부 최승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이게 뭐 성적표는 아니지만,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정부인사 탄핵이 또 모두 기각됐어요. 탄핵 남발이란 말이 나올만도 한 것 같고요.
뭐 일단 유례를 찾기 힘든 압도적 숫자, 그야말로 연속 탄핵이긴 했습니다.
발의한 탄핵안 숫자만 비교해도요.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발의한 탄핵안 6건입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29건, 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Q. 줄탄핵이라는 표현이 나오잖아요.
압도적 탄핵에 결과는 일관됐습니다.
국회의결로 탄핵해 직무를 정지시킨 사람 13명.
오늘까지 8명 결론났는데, 8명 모두 기각입니다.
인용율 0%, 대통령 포함해 아직 5명은 결론조차 못내고 직무정지 상태입니다.
Q. 재판관들 사이에 이견이 팽팽했다면 논쟁의 여지는 있는 거잖아요.
양도 많았고, 결과도 기각이지만, 그 결과의 모양 역시 논쟁의 여지가 안 보이는, 대부분 만장일치 기각이었다는 겁니다.
정치적 탄핵이란 비판을 더 키우는 부분 같습니다.
오늘 결과 나온 감사원장과 검사 3명, 탄핵기각 결정 8대 0 만장일치였고요.
결론난 8명 가운데 6명이 만장일치 기각이었습니다.
Q.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에서도 뭐랄까요. 일단 탄핵 시키고 보자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상황들도 있었고요.
부실변론 같은겁니다.
탄핵 시켜놓고는 탄핵한 쪽에서 대리인도 선임 안 해 3분 만에 재판이 종료되기도 했고요.
헌법재판관이 직접 "소추 사유가 분명하지 않다" 지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탄핵을 위한 탄핵, 이런 비판이 나온 이유죠.
Q. 탄핵이란 게 사실 숙고의 숙고를 거듭한 뒤 마지막에나 등장할 법한 카드인데 말이죠?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라는 명확한 조건이 탄핵이란 제도에 명시돼 있는데도, 탄핵 이유부터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요.
"국회 경시 태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태도"
탄핵의 세번째 이유입니다.
그날 "야당 대표를 노려봤다" 이런 문구도 탄핵안에 적혀있습니다.
Q. 우리가 이걸 짚어보는 건, 결국 탄핵이라는 게 다 치러야 할 비용 아닙니까?
줄탄핵에 쓰인 국회 측 변호인 선임 비용만 4억 원이 넘습니다.
무엇보다 행정안전부, 검찰, 법무부 등 정부 주요 기관 수장들이 줄줄이 직무가 정지된다는 점이 가장 큰 피해겠죠.
이진숙 방통위원장 174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 167일간 손발이 묶였습니다.
결론 날 때까지 수장을 잃은 조직도 문제이지만, 줄줄이 탄핵에 공직사회도 경직될 수밖에 없다는 점 역시 국민들이 고스란히 겪어야 할 피해일 겁니다.
Q. 민주당은 뭐라고 해요?
8명의 탄핵이 기각될 때마다 "유감이다", "면죄부가 되진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일관되게 내놓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좀 과한 측면도 있었다, 판단이 틀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자성이랄까요.
좀 돌아보는 입장이 나오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아는기자 정치부 최승연 기자였습니다.
최승연 기자 suu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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