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가다]얼려 죽이고 연막탄…빈대와 사투

  • 9개월 전


[앵커]
급격히 확산 중인 빈대 공포, 우리보다 먼저 시작된 나라가 프랑스입니다. 

여러 노력에도 빈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요. 

급기야 빈대를 얼려 죽이거나, 연막탄까지 터트리며 빈대 박멸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세계를 가다, 파리 조은아 특파원입니다. 

[기자]
프랑스 고속철도 테제베(TGV). 좌석 사이로 빈대가 기어 다닙니다.

승객들도 놀라지 않을 정도로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휴교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프랑스의 빈대 문제는 겨울철로 접어드는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파리 시내의 한 살충제 판매 업체를 찾았습니다.

[현장음]
(전화 벨 소리)
"해충방지 업체입니다. 안녕하세요."

빈대 퇴치 문의 전화가 10분에 한번 꼴로 걸려옵니다.

이 업체는 매장 중앙,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빈대 살충제 전용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빅토르 트리에프 / 살충업체 사장]
"(전체 방문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배로 늘었어요."

"이 매장에선 이렇게 제품 여러 개를 묶은 '맞춤형 키트'까지 등장했습니다."

소량의 빈대 박멸을 위한 스프레이 제품부터 순식간에 강력한 열을 뿜어 빈대 박멸에 효과적인 연막탄까지 한 세트로 묶은 겁니다.

임산부나 유아가 있는 가정에선 영하 40도로 순식간에 얼려 죽이는 냉각 스프레이가 인기입니다.

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가방에 스프레이를 뿌려봤습니다.

표면이 순식간에 얼어붙을 정도로 강력합니다.

또 다른 매장에선 빈대를 쫒는 예방 제품도 인기입니다.

침대 등에 바르면 빈대가 꼼짝 못하는 '끈끈이' 같은 제품도 있습니다.

[유세프 마스라 / 살충제 판매점 대표]
"이것을 뿌리면 빈대가 도망갑니다. 일명 퇴치제죠."

빈대가 60도 이상 고온에 노출되면 생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팀 청소기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 방역서비스는 때 아닌 호황을 맞았습니다.

최근 석 달 동안 빈대를 포함한 방역 조치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늘어났습니다.

빈대는 확산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초기 대응이 관건입니다.

최근 5년 간 프랑스 가정집에서 빈대 방역에 쓴 총액은 우리 돈 약 33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빈대 박멸 비용을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분쟁도 끊이지 않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역비용은 임대인이 부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레아 포아송 / 학생]
"(방역) 비용이 매우 비쌉니다. 빈대 확산 속도도 매우 빨라서 어려운 문제예요."

내년 파리 올림픽 개최 전까지 빈대 박멸은 프랑스의 최우선 과제가 됐습니다.

파리에서 채널A뉴스 조은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수연
영상편집: 김지향


조은아 기자 ach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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