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취업난 속 ‘동굴 속 손오공’ 모집에 시끌

  • 8개월 전


[앵커]
중국의 한 관광지에서 손오공을 찾는다는 구인 공고가 등장해서 화제입니다.

동굴 속에서 손오공처럼 분장을 하고 관광객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는 연기자를 찾는건데, 재밌다는 반응도 있지만, 청년들 취업난이 오죽하면 이런 일까지 하겠냐면서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민곤 기자입니다.

[기자]
노란 털옷을 입고 동굴에 갇혀 어린이들이 주는 바나나를 먹습니다.

건네받은 사과도 한 입 베어 물며 대화도 나눕니다.

젓가락으로 국수를 주자 입도 한껏 벌려줍니다.

중국 허베이 성의 오지산 관광지에서 손오공 흉내를 내는 연기자의 모습입니다. 

부처님에 의해 산 아래 깔리게 된 서유기 속 손오공의 신세를 재연한 건데 최근 이 관광지에서 손오공 역할을 할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가 올라와 논란입니다.

월급은 6천 위안, 우리 돈 110만 원 정도.

이미 근무 중인 두 명과 함께 한 시간마다 교대 근무해 줄 추가 연기자를 모집하는 겁니다.

[관광지 관계자]
"많은 사람이 연락해 여기서 먹기만 해도 되느냐고 물어보는데요, 가장 중요한 건 손오공을 좋아해야 한다는 거죠."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지만 열악한 근무 환경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중국 SNS에는 "건강에 좋지 않다", "직업을 그만두라"는 댓글부터 "보험 가입도 받아주지 않을 직장"이란 반응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기존 연기자들도 구직 전보다 14kg 정도 찐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진싱 / 손오공 연기자]
"겨울에는 감기에 걸리고, 여름에는 열사병에 걸리기도 쉬워요."

지난해 6월 중국 청년 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렇게 근무 환경이 나쁜 직업에도 청년 지원자들이 관심을 두는 현실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영상편집: 형새봄


김민곤 기자 img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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