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빗물이 돈"…'불청객' 장마의 경제적 가치는

  • 2개월 전
[경제쏙쏙] "빗물이 돈"…'불청객' 장마의 경제적 가치는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오늘도 경제부 강은나래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밤사이 내리던 비가 소강상태인데, 주말에 또 곳곳에 요란한 비가 예보됐네요.

여름철 장맛비가 생활에 불편도 주고, 때로는 큰 피해도 줍니다만,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요?

첫 번째, 소식 장마의 경제학이네요?

[기자]

네, 장마철 끊임없이 이어지는 비 예보만 들어도 불쾌지수가 이미 높아지는 느낌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재해가 연평균 5회 정도 발생합니다.

상가나 주택, 농경지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나기도 합니다.

태풍 피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호우 피해를 본 해는 1998년입니다.

이재민 2만 4천명, 인명 피해는 324명 발생했고, 1조 2,900여억원의 재산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장마철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온 국민이 장맛비 피해에 온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장마로 인한 손실만큼이나 경제학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특히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 문제가 심각해질수록 더 가치가 커진다고 합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이 분석한 자료입니다.

장마의 경제적 효과를 크게 수자원 확보, 대기질 개선, 수질 개선, 장마 용품 매출 증가 등 크게 네 가지로 나눴습니다.

1981년부터 2015년까지 장마 동안 내린 평균 강수량 356.1㎜를 토대로 수자원 측면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결과 2,585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강수량과 국토 면적, 유출률, 댐 용수의 가격 등을 고려해 계산한 결과인데요.

내리는 비가 댐에 저장돼 생활용수나 농업용수로 활용되거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거죠.

그뿐만 아니라 장맛비는 대기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공기 중에 떠 있는 먼지와 분진, 중금속 등의 오염 물질을 제거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춰줍니다.

수자원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수량 자체가 많아지는 동시에 정체됐던 물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각종 수질 지표가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수질 개선에 드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 81.8㎜의 비가 내리면 142억 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각종 온라인 쇼핑몰이나 홈쇼핑 및 식품 관련 매출이 급증하는 등 직접적인 경제적 효과도 있고요.

유통업계는 장마철 방콕족들을 노린 먹거리 기획전을 속속 내놓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장마가 때때로 천문학적인 금전적 손실과 인명 피해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방재만 잘하면, 이런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특히,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잖아요.

최근 한반도에서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가뭄이 드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거든요.

산불 피해도 잦고요.

도시 열섬 효과나 열대야도 심해지고요.

이런 환경에서 매년 내리는 첫 장맛비는 특히 더 단비일 수밖에 없겠죠.

장마를 잘 활용한다면 미래에 경제적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장마철 움직이기 힘들고 축축 처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만, 장맛비도 '돈이 된다'는 생각하면서 견뎌봐야겠네요.

자, 다음 소식은, 절기 '소서'와 밀가루네요?

아, 내일(6일)이 절기상 소서죠?

근데 밀가루는 어떤 관련이 있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내일은 '작은 더위'라는 뜻을 가진 절기 '소서'입니다.

절기별로 주로 먹는 음식 몇 가지 알고 계실 텐데요.

동지 팥죽처럼요.

소서에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주로 먹어왔다고 합니다.

소서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온갖 과일과 소채가 풍성해지는데, 밀도 제철입니다.

이맘때가 밀이 가장 맛있을 때여서 소서에 국수나 수제비 같은 밀가루 음식을 해 먹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밀가루가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많아서 밀가루 안 먹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밀은 열을 내려주고 기력을 회복시켜주는 효능이 있어 여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하고요.

[앵커]

근데 지금 말씀하신 밀이 제철이다, 이런 건 실제로 밀 농사를 많이 짓던 때 얘기죠?

수입산 밀가루를 사시사철 마트에서 살 수 있으니, 절기에 맞춰 밀가루 음식을 먹는 문화도 자연히 잊힌 거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이 낮다는 건 이미 익히 알려졌는데, 밀 재배면적이 올해 더 줄었습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올해 국내 밀 재배면적은 9,536㏊입니다.

작년보다 17.8% 줄었습니다.

2019년 '밀산업 육성법'이 제정된 후 매년 19∼40%씩 그래도 꾸준히 증가했는데, 올해 재배면적이 처음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정부 매입 외에 민간 판로가 부족하다 보니 재배 면적을 늘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농민단체는 설명했습니다.

재배 면적이 줄어드니 자연히 생산량도 줄고 있습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올해 380㎏으로 지난해 447㎏보다 15%가량 줄어든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를 적용하면 올해 밀 생산량은 3만6,237t입니다.

지난해 5만1,809t보다 30% 감소한 양입니다.

밀 국내 수요가 연간 250만t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자급률은 고작 1.4% 수준인 건데요.

정부의 올해 밀 자급률 목표치 4.2%에 한참 못 미칩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후 밀가루 가격 공급 불안하다는 뉴스 저희가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밀 자급률이 떨어지면 앞으로 국제 환경에 따라 국내 밀가루 관련 식품 가격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밀가루 가격이 밀가루는 100g에 235원으로 0.3% 또 올랐습니다.

밀가루로 만든 국수는 14.8% 비싸졌습니다.

[앵커]

죄다 수입산이니 소서에 밀이 제철이란 말이 참 무색하네요.

'식량 안보'라고 하는데, 대책이 있어야 할 거 같습니다.

절기 얘기하니까, 이번 달 중순 초복도 있죠?

요즘 닭고기 가격이 내려갔다던데, 그럼, 삼계탕값도 좀 내려가나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초복이 열흘 앞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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