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현장 360]“200만 원 주고 왔어요” 1만 명 불법체류

  • 2개월 전


[앵커]
외국인 불법 체류자 문제는 더 이상 유럽이나 미국 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제주도에만 불법체류자가 1만 명을 넘어서면서 지역사회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재원 기자입니다.

[기자]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관광 명소 제주도입니다.

그런데 이곳에 있는 불법체류자만 1만 명이 넘습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없이 한 달 동안 머물 수 있게 했는데, 이 제도 악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제주도에 숨어 지내던 인터폴 적색 수배범이 중국으로 송환됐습니다.

중국에서 은행원을 사칭해 38억 원을 뜯어낸 후 제주도로 넘어와 7년 동안 불법으로 살던 중국 국적 남성이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비자 없이 제주도에서 머물 수 있는 30일을 넘기고도 남성은 귀국하지 않고 제주도를 은신처 삼아 지내온 겁니다.

이렇게 제주도에 있는 불법체류자의 수만 지난해 기준 1만 826명입니다.

제주도 외곽 지역 좁은 돌담길 사이를 지나 걸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오래된 집.

해가 지기 전인데도 불이 꺼져있고 검은 천으로 안을 가려놓은 이 집에는 중국 국적의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현지에서 불법체류를 알선하는 브로커에게 돈을 건네고 제주에 정착했습니다.

[불법체류 남성]
"우리는 중개인을 통해 제주도에 왔습니다. 중개인에게 1만 위안(한화 약 200만 원)을 조금 넘게 주고 왔어요."

알선자가 들어있는 중국 메신저 단체 채팅방을 통해 일을 구합니다.

이 대화방에는 400명 넘게 들어와있습니다.

[불법체류 남성]
"위챗(중국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일 있을 때 정보들이 올라옵니다. 일이 있으면 우리에게 연락이 와요."

취재진의 방문 소식에 불법체류자를 종종 고용하는 인근 농장 주인이 찾아왔습니다.

불법체류자들을 한국에 있는 인력 업체 반장에게 소개받았다고 설명합니다.

[농장 주인]
"거기서 몇 명 필요하냐 하면 10명, 11명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그 다음 날 우리 현장으로 데려다 줍니다."

[인력 업체 관계자]
"사람들 중국 사람들 써달라고 브로커들이. 하루 세 건, 많을 때 한 열 건. 밭에 가면 중국 사람이 99%에요."

불법체류자들은 중국에서 중개인을 통해 제주도에 여행객으로 위장해 입국합니다.

중개인은 인력 업체를 통해서 이들의 일터를 찾아줍니다.

이어 인력 업체가 제주도 농가 등에 연결해주는 구조입니다.

[농장 주인]
"농촌에 인력난이 되게 심하니까 외국인 근로자가 아니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걔네들도 가르치면서 쓰는 거야."

경찰과 법무부는 지난달 말까지 두 달 동안 불법체류자 집중 단속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를 일일이 찾아다니기 어렵고, 신고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단속엔 한계가 있습니다.

사건현장 360 최재원입니다.

PD : 김지희 최수연


최재원 기자 j1@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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