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개월 전


[앵커]
“괴뢰말 찌꺼기”.

북한이 남한식 말투를 쓰지 말라며 만들어 고위층에 배포한 공식 문서를 저희 채널A가 단독 입수했습니다.

이 문서를 근거로 실제 단속까지 해온 걸로 보입니다.

얼마나 퍼졌으면 이런 문서까지 만들었을까요.

북한이 금지하는 남한 단어, 박수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지난해 말 배포한 남한 언어 목록 자료를 채널A가 입수했습니다.

외교관과 기자 등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고위층이 대상입니다.

3장 분량의 자료, 16장 분량의 자료에는 사용이 금지된 남한 언어들이 정리돼 있습니다.

특히 남한 젊은세대들이 많이 쓰는 ‘남친’, ‘여친’ 등 줄임말과 ‘글구’, '잼나다', '쪽팔리다' 등 은어, 속어들을 금지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북한 내 한류의 영향으로 남한의 신조어가 넓게 퍼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 ‘오빠’라고 부르지 못하도록 했고, 북한매체들에서도 보이던 ‘리산가족’은 ‘흩어진 가족’으로 적도록 했습니다.

[리일규 / 전 쿠바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
“남한말이 거의 유행어처럼 퍼지게 됐어요. 정책작성자들도 한류에 심취되다 보니 어느 것이 북한고유의 말이고 어느 것이 남한 말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고...”

‘연어’는 ‘련어’로, ‘남색’은 ‘람색’으로 쓰게 해 두음법칙이 없는 자신들의 맞춤법을 지키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정상회담', '경선', '물갈이' 등 남한 뉴스에서 주로 보이는 단어들도 많이 퍼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해 남한식 표현들을 박멸해야 한다며 '평양문화어보호법'을 채택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해 1월)]
“평양문화어를 보호하며 적극 살려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민족문화 발전의 합법칙적 요구라고 하면서..”

지난달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에는 휴대전화에서 '아빠'나 '쌤' 등 남한식 호칭이 보이면 단속한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채널A 뉴스 박수유입니다.

영상취재 한일웅
영상편집 변은민


박수유 기자 aporia@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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