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에 주방용품 재고 가득”…다시 가 본 ‘황학동 거리’

  • 4년 전


거리두기 기간이 늘어날수록 자영업자들은 힘들어집니다.

폐업하는 식당들이 하도 많다보니 중고주방용품을 파는 가게들도 영향을 받습니다.

박건영 기자가 5개월 전에 가봤던 황학동에 다시 가봤습니다.

[리포트]
[박건영 기자]
"식당이나 카페가 폐업하면 거기서 사용하던 식기나 주방용품을 사서 되파는 서울 황학동 주방거리입니다.

제가 다섯 달 전 여기를 방문했는데요.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중인 지금은 어떨지 함께 둘러보시죠.

황학동 인근 서울 중앙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규범 씨.

5개월 사이 영업 시작 시간이 달라졌습니다.

저녁 장사만 하다가 매출이 줄자 낮 장사를 시작한 겁니다.

[박규범 / 음식점 사장]
"그때보다 50% 이상 (매출이) 줄었죠. 서너 팀 받으면 끝… 손님이 없으니까 낮 장사까지 시작했어요."

길에 다니는 손님은 없고 주방 기구를 실은 트럭만 지나갑니다.

모두 폐업한 가게에서 가져온 겁니다.

개업한 지 6개월도 안 돼 문을 닫는 경우도 많습니다.

[안태욱 / 중고 주방용품 매매상]
"몇 달 전에 코로나 확진자가 다녀간 다음에 그 식당이 폐업하게 돼서 사온 겁니다. 인건비, 세 부담에 힘드니까."

최근 3개월 간 서울에서만 만 곳 넘는 음식점이 문을 닫았습니다.

폐업하는 곳은 늘었는데 개업하는 식당은 없어서 중고 주방용품을 판매하는 가게는 덩달아 불황입니다.

지난 4월에도 창고에 재고가 가득하다던 상인,

[신택상 / 중고 주방용품 매매상(지난 4월)]
"물건이 나가는 것보다 쌓이는 게 더 많아요."

이젠 가게를 접을지 고민 중입니다.

[신택상 / 중고 주방용품 매매상]
"밀고 나가야 하나…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개업을 해야지 들어오는 물건이 판매가 되는데 그게 없다시피 해요."

[박건영 기자]
"가게 뒷편 골목에 나오면 냉장고와 싱크대가 높게 쌓여있습니다. 창고가 가득 차서 골목에 세워둔 겁니다."

[안태욱 / 중고 주방용품 매매상]
"물건 사러 갈 때도 착잡합니다. 저도 언제 또 그런 일을 겪어야 할지 모르니까."

밀린 임대료 때문에 주방용품을 팔지 못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최귀엽 / 중고 주방용품 매매상]
"점주들이 세를 못 내니까 (건물주들이) 물건도 못 빼가게 하니까. 폐업하지만 그 물건들이 저희한테 들어오지도 않아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은 자영업 생태계마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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