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주변 정치인을 '동교동계'라고 불렀죠.
김 전 대통령이 서거 때까지 쭉 산 사저가 동교동이라서 그렇습니다.
역사가 담긴 곳이라 기념관으로 사용할 줄 알았더니, 이미 100억 원에 매각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 사저의 상속인인 삼남 김홍걸 전 의원이 판 건데요.
상속세 때문이라는데 형제끼리 논의는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구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빨간 지붕과 담벼락, 갈색 대문을 가진 주택 문패에 김대중, 이희호라는 이름이 보입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61년 입주해 망명과 유학, 일산 사저 생활을 제외하고 2009년 서거할 때까지 지냈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입니다.
2019년 이희호 여사가 별세한 뒤 삼남이자 이 여사의 친자인 김홍걸 전 의원이 상속했습니다.
이 여사는 동교동 사저를 김대중·이희호 기념관으로 사용한다는 유언을 남겼고, 김 전 의원도 이 사저를 기념관으로 만들겠다고 얘기해왔습니다.
[김홍걸 /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삼남 (지난 2021년)]
"이 건물을 기념관으로 만들어서 많은 국민들이 와서 보실 수 있는 그런 시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지난 2일 동교동 사저를 100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채널A에 "상속세 문제 때문에 세무서의 독촉을 계속 받아 이미 작년에 매각을 결정한 것"이라며 "사적인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사저 매입자가 공간 일부를 보존해 김 전 대통령의 유품을 전시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매각 결정 과정은 형제끼리 논의하지 않은 걸로 전해집니다.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채널A와의 통화에서 "매각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역사적 장소를 지키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김대중 재단 관계자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현
영상편집 : 이혜진
구자준 기자 jajoonnea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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