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찍은 영상물...저작권은 누구에게? / YTN

[앵커]
동물이 관광객의 카메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었다면, 그에 대한 저작권은 카메라 주인에게 있을까요, 아니면 동물에게 있을까요?

실제로 이에 대한 법적 다툼이 있었는데, 소송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런 영상물로 생긴 수익금을 동물 보호를 위해서도 써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관광객이 이른바 '셀카'를 준비하는 사이, 카메라가 뭔가에 낚아 채여 움직입니다.

야생 원숭이 한 마리가 카메라를 집어 들고 달아난 겁니다.

[카메라 주인 : 안돼, 안돼, 원숭이야! 안돼~!]

의도치 않게 원숭이의 자연스러운 셀카 동영상 한편이 이렇게 완성됐습니다.

이런 상황은 드문 일이 아닙니다.

관광객이 잠시 한눈파는 동안 고릴라 손에 들어가게 된 카메라에도 고릴라의 천연덕스러운 표정이 꽤 긴 분량으로 담겼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얼굴의 새끼까지 출연시켰습니다.

이 긴꼬리원숭이들은 훔친 카메라를 서식처까지 가지고 가 자신들의 희귀한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습니다.

이 다람쥐는 카메라를 물고 나무 위로 올라가 황당해 하는 카메라 주인의 모습을 제대로 각도까지 맞춰 촬영했고, 카메라를 부리로 낚아 흔치 않은 공중 화면을 멋지게 담아낸 갈매기도 있습니다.

이런 영상이나 사진들이 인터넷상에서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자 일부러 동물 앞에 카메라를 놔두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마치 셀카가 뭔지 알고 찍은 듯한 이 검정짧은꼬리원숭이의 6년 전 사진들은 실제로 카메라 주인인 사진작가에게 막대한 수익을 남겼습니다.

그러자 정작 심각한 멸종위기의 이 원숭이들에게는 아무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한 동물단체가 법원에 원숭이와 저작권을 나누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2년여의 법적 공방 끝에 최근 수익금 25%를 해당 원숭이 종 보호기금으로 기부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이 합의를 계기로 동물을 이용한 영상물로 얻은 수익금을 동물 보호에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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