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앵커]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유주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유 기자, 어제 저희 뉴스 시간에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중국 대사 두 사람이 만났는데요. 외교부가 초치까지 했는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네, 영상을 보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어제 오후 6시쯤 싱하이밍 대사의 관저에서 이뤄졌는데요.

싱 대사가 정원에서 이 대표를 맞았죠.

회동실로 이동해 칭찬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환담을 나눴습니다.

문제는 이 다음인데요.

이 대표가 인사 발언을 마친 직후, 싱 대사가 테이블에 놓여있던 A4용지 뭉치를 들어 약 15분간 발언을 읽어내려 갔는데 이때 한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싱하이밍 / 주한 중국대사(어제)]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이 아마 앞으로 반드시 후회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후 이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가 각각 한마디씩 더 한 뒤 공개 발언은 끝이 났습니다.

Q2. "후회할 것이다" 싱하이밍 대사 어제 발언 외교적 도를 넘은 거라고 볼 수 있죠?

제가 외교안보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니깐요.

"결례적 표현이 맞고, 대단히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도 알고 준비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국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대사가 주재국을 공개적으로, 또 격앙된 표현으로 협박성 발언을 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든 결례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Q3. 즉흥적으로 한국말로 하다가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작심하고 한 말이라는 거죠?

네, 앞서 싱 대사가 손에 종이를 들고 읽어내려 가는 모습 보여드렸는데요.

중국 전문가들은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Q4. 작심하고 저런 말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가만히 훈시 듣고 오냐, 이게 여당의 또 공격인 것 같아요.

네, 이재명 대표는 15분 동안 시선을 고정하고 손 깍지를 낀 채 싱 대사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싱 대사 말이 다 끝난 뒤에야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어제)]
"양국의 국익에 모두 도움이 되도록 양국 국민들 간의 신뢰를 다시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았으면 좋겠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여당은 이 대표를 겨냥해 "중국의 꼭두각시" "조공외교" 등 맹공을 퍼부었는데요.

[전주혜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가 국회도 아닌 중국대사 관저로 찾아가 한국 외교정책의 비판 성토장을 깔아준, 사실상 국격 훼손 행위입니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는 "저 같으면 당장 중단하라고 호통을 쳤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Q5. 여당은 제1야당 대표가 대사 관저까지 간 것도 비판하던데 어떻게 마련된 자리인가요?

제가 여야 양당을 취재해보니깐요,

중국대사관 측에서 민주당에는 지난달 말에, 국민의힘에는 지난 7일에 대표 만찬을 초청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수용, 국민의힘은 거절한건데요.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싱 대사가 국회로 이 대표 접견을 온 적이 있어 답방 차원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도 지난 2월 싱하이밍 대사가 관저로 초청했는데 한 장관이 거절을 했다고 합니다.

Q6. 외교가에서는 그 부분을 이야기하더라고요. 대사가 정치인과 만나 저렇게 길게 주재국을 비판하는 걸 생중계한 적이 없다고요. 민주당 유튜브로 생중계가 됐거든요. 민주당이 중국 대사에 판을 깔아줬다는 비판도 있던데요.

민주당은 당 대표의 공개 일정을 대부분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 해왔는데요.

민주당 관계자는 "외교적 행사이긴 하지만 양 쪽이 양해해서 모두 발언을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대사가 공개적으로 한국을 비판할 줄 미리 알고 있었는지도 궁금해 제가 알아봤는데요. 

한중관계에 대한 우려를 언급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15분 동안 이렇게 길게, 그리고 "후회할 거다" "한국 책임이다"며 이렇게 강한 강도로 얘기할 줄은 몰랐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시간을 엄격히 제한한 건 아니었지만 양측이 한 마디씩 모두발언하고 비공개 전환을 예상했는데 싱 대사가 예상을 깨고 한 번 더 이야기했다고 당 관계자는 말했습니다.

Q7. 이재명 대표까지 논란에 휩싸인데 대해 민주당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민주당은 당혹감 보다는 여권의 문제제기가 '트집잡기'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싱 대사의 발언 수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에 대해 한 친명계 의원은 오히려 "외교적 수사"라며 "중국과도 잘 지내달라는 표현"이라고 옹호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싱 대사가 이런 발언을 할 수밖에 없도록 한중 관계를 악화시킨 현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대표가 훈수만 듣고 왔다는 지적에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민주당 한 관계자는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이 망하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대사 면전에서 대응을 했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민주당은 비공개 회담에서 단체여행에 대한 규제 해제 요청 등 충분히 우리 국익을 위한 말을 했다고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유주은 기자 grac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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